첫번째 스토리
'하늘을 가르는 빛'
2024년 8월 12일,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긴 궤도를 돌아 지구를 다시 찾아오는 그 밤은 특별했다. 검은 밤하늘에는 미묘한 떨림이 감돌았고, 별빛은 점차 더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유안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랐다. 그가 태어난 밤, 하늘에는 366년 만에 돌아온 혜성이 빛났고, 가족들은 그를 특별한 아이로 여겼다. 그래서 '원(One)'과 '유일함'의 의미를 담아 유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유안은 어린 시절부터 하늘의 신비로운 현상에 매료되었고, 그의 삶은 자연스럽게 자연의 흐름과 함께 어우러져 하늘이 보내는 메시지를 듣고자 했다.
그날 밤도 유안은 설레는 마음으로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장소로 향했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오늘 밤 절정에 이릅니다." 별 관측 알림이 울리자, 그는 익숙한 길을 따라 산줄기가 파도처럼 이어지는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나무와 절벽 사이 깊숙이 숨겨진 동굴 같은 암벽,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에서 유안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자신이 광할한 우주의 한 조각임을 느꼈다.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고요한 밤하늘을 얼마나 올려다 보았을까? 반짝이는 별들 사이로 긴 은빛 꼬리를 그리며 혜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찰나의 순간 우주를 가로지르는 혜성을 보며 그는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저렇게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다면.. 이 아름담고 특별한 경험은 진정한 하늘의 부름에 마음을 열 때 찾아올 거야." 그 순간, 혜성의 파편 중 하나가 마치 의식이 있는듯 빠른 속도로 유안이 서있던 암벽 근처에 내리 꽂혔고 주위가 잠시 흔들렸지만, 대규모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조각 앞에 다가서자, 검은 표면 사이로 은은한 빛이 새어 나왔다. 유안은 떨리는 손으로 조각을 집어 들고 표면에 새겨진 '物我一體(물아일체)'를 알아차리는 순간, 글자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빛을 발하며 조각에서 솟아올랐고, 그의 이마로 스며들었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흐르고 내면 깊숙이 흐르는 신비한 힘이 유안을 휘감았고, 곧 그의 손에 있던 조각은 부드러운 모래로 변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빛 하나 없는 검은 밤하늘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름밤의 풀벌레 소리와 흘러내리는 모래 만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